유럽은 기후나 인권, 난민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진취적인 모습을 보인다.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높고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한 탄소배출 규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심하고 전기차, 수소차와 같은 친환경 차에 대한 수용과 보급을 널리 하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에 대한 로드맵도 타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엄격한 수준이다.
인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 범죄에 대한 형량 감축이나 사형제도 폐지 등 범죄인의 인권을 꽤 중요시하고 있다. 또 많은 난민을 수용하고 있어 국제적인 위상도 높다. 독일과 프랑스 같은 강대국에서 적극적으로 난민을 수용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마 이는 유럽 역사가 피의 역사였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유럽의 역사는 고대 아테네 시절부터 지난 세기 양차 세계대전까지 전쟁, 약탈, 지배로 도배되었다. 뺏고 뺏기는 역사가 수천 년 동안 지속되었다. 그중 유럽인들에게 가장 충격을 준 사건은 당연 세계대전일 것이다. 스스로를 문명인이라 자부하던 그들이 인류 역사상 최고, 최악의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었으니 말이다. 전쟁은 이들에게 인류애, 평화, 협동 등 공동의 가치를 깨닫게 하고 추구하게 만든 계기다.
미국의 경우도 아이러니하다. 억압받고 핍박받던 종교인들이 자유를 찾아 미국이라는 나라를 세웠고 자유와 평등이라는 이념하에 이민자의 나라를 세웠다.
이주와 동시에 원주민들에게 땅을 빼앗고 흑인을 노예로 삼았다. 이후 노예 해방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흑인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민자들을 거부하고 혐오하는 문화가 생겼다. 또 그 안에서 동양인 차별까지 발생하고 있어 자유와 평등의 가치는 많이 훼손되었다. 최근 대선은 그 구도를 더욱 뚜렷하게 만들었다. 이념과 가치관은 보이지 않고 백인과 흑인 대결구도만 들어졌다. 이에 전임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까지 가세한 형편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방면이든 부정적인 방면이든 교훈을 준다. 반면교사 삼을 수도 있고 선동의 매개체로 삼을 수도 있다. 과거 피의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 인류를 생각하는 사회가 있고, 자유와 평등을 토대로 세워졌기에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사회가 있다.
이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역사란 해석하기 나름이다. 우리나라라고 이에 자유로울 순 없다. 우리나라는 고조선 이래 단일민족이란 믿음으로 현대까지 이어졌다. 건국 후 수천년 동안 수백 번의 전쟁을 거친 나라에서 단일민족이 가능할 리 만무하다. 직모, 곱슬, 쌍꺼풀 유무, 눈 크기 등 다양한 특성이 공존하는 게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단일민족이란 프레임 안에서 다른 민족을 배척하거나 신기해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이 좁은 사고관은 현대에 와서 더욱 심해졌다. 단일민족이란 명목 하에 민족주의가 발생하였고 이에 저출산이 겹치면서 좁은 혈통주의가 완성됐다. 우리 민족에서 내 새끼로 옮겨간 것이다. 이게 이기주의라는 잘못된 방향으로 빠지면서 사회 전체에 문제가 발생했다. 공동체 가치 훼손, 세습, 대물림 등 한국 사회에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다.
역사의 아이러니함은 과거와 정 반대로 흘러간다는 것이 아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이다.
계급사회, 계층 간 갈등 심화, 공동체 가치 훼손, 정치 무능, 민족주의 등으로 무너진 정부, 나라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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