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커뮤니티 댓글을 보면 재미 있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현 정부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어떠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전문가 말 좀 들으라고 말하며 무능한 정부라 욕한다. 한 번은 이런 댓글이 있었다. "경제 전문가 말 안 들어서 경제 폭망, 의료 전문가 말 안 들어서 코로나 예방 폭망"
이분에게 '두 전문가가 지금 코로나 상황에 관련해 토론을 한다면 어떠한 대화가 오갈 것인가?' 묻고 싶다. 이분에게 직접적으로 답을 들을 방법은 없으니 내 짧은 식견으로 대충 정리해보겠다.
의료 전문가는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하지 않으면 의료시스템이 무너져버린다고 말한다. 반대로 경제 전문가는 지금도 자영업자나 기업이 경제적으로 힘든 상태이니 거리두기 3단계 시행은 경제를 무너뜨리는 길이라고 말할 것이다.
내가 전문가라 하는 얘기가 아니라 두 의견 다 전문가 입을 통해 나온 얘기를 단순하게 정리한 것 뿐이다. 오해가 없길 바란다.
이 경우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까? 둘 다 전문가다. 전문가 말을 들어야 하니 둘 중 더 권위 있고 전문성이 있는 사람 말을 들어야 하나? 그건 아닐 것이다. 분야가 다르니 권위를 단순 비교 불가하다.
전문 분야가 다를 뿐이다. 이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비전문가라고 어떠한 사항에 대해 말을 못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논리라면 커뮤니티 댓글 95%이상은 사라져야 한다.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정부를 욕하고 원망하는 것은 자유다. 그것까지 내가 뭐라할 처지는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대통령을 전문가 기준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어떠한 천재도 모든 영역에 통달할 순 없다. 진정한 대통령 역할은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듣고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정책을 실행시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더 알야아할 사항은 어떠한 정책을 통해 우리가 알게 된 사실은 결과론적이고 비가역적이라는 사실이다. 현 정부든 전 정부든 시행한 정책이 그때에는 최선일 수 있다. 만약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더욱 상황이 나빠졌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가 찾아왔을 때 이명박 대통령이라서 이정도 경제악화로 그쳤다 라는 의견과 경제 폭망 대통령이라는 의견 둘 다 나오지만 그때 당시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결과를 내놨는지는 아직까지 알 방법은 없다. 역사에 가정이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지금 누구의 잘못인지 따져 맹목적으로 비난하기 보다는 공동의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고 서로 양보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사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준계엄령? 한국경제가 정부를 바라보는 시각 (0) | 2020.08.31 |
---|---|
취준생의 눈물 (0) | 2020.08.30 |
언론의 시각 (0) | 2020.08.28 |
공이 과를 덮을 순 없다. (0) | 2020.08.27 |
서비스 플랫폼 기업 규제 (0) | 2020.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