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청춘의 가치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2025년까지 일반병사 월급을 100만원까지 올린다고 한다. 내가 전역할 당시 15만원 정도를 받았으니 약 7배 오르는데 10년 남짓한 시간이 걸렸으니 가히 엄청난 상승률이라 할 수 있다. 복무 중이나 전역 후 더 많은 꿈을 꿀 수 있으며 생계가 힘든 장병들은 사회로 나갈 때 많은 도움이 될거라 예상된다.
이러한 혜택이 보수언론에서는 달갑지 않은가 보다. 1인당 GDP가 6만 3000달러인 싱가폴 병장원급이 50만원이고 이집트 태국 브라질은 최저임금 80% 받는다는 주장을 한다.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역적 환경적 요인을 고려야하 단다고 주장하면서 결국 이스라엘과 비교했다. 월급이 비슷하니 우리도 동결해야 한다는 뉘앙스다. 국방 예산도 2조에서 3조로 올려야 하니 이는 재정상 엄청난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우선 이스라엘은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이 병역의무를 진다.(국방의무가 아닌 병역의무다.) 여성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프라이드를 가진다. 그렇다보니 나라 전체가 군인을 존중하며 그들의 인권을 보장해준다. 그러나 우리나라 군인들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서외버스에 자리가 없으니 보조좌석에 앉으라고 편의를 제공했던 버스기사님이 공개사과를 해야하질 않았나? 스타벅스에서 군인을 대상으로 할인해주는 것도 없애지 않았나? 한 인터넷 강의 강사는 남자들 군대가서 사람 죽이는 거 배운다고 비아냥 거리고, 군인들은 냄새날 것 같다고 옆에 앉는 것도 싫어하지 않았나? 군가산점도 불공정하다며 폐지하지 않았는가?
월급 인상이 발표되자 한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군인 하는 것도 없이 엄청난 월급을 받는다고 자기도 군대 가고 싶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의무만 부담하는 것은 정당한 일인가? 20살은 가장 꽃다운 나이다. 이제 막 성인이 되고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을 꿈꾸며 자신의 자유에 대한 책임을 배워가는 나이다. 그런 청춘들에게 족쇄를 채워 자유를 뺏는 것도 모자라 그에 대한 합당한 보상마저 아까워하는 것이 보수의 가치인가?
징병제 국가에서 군인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맞는 말이다. 나는 징병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청춘을 희생하는 것에 대한 보상체계를 확고히 하자는 것이다. 존중과 대우를 해줘야 한다. 징병제 이전 자유를 추구하고 수호하는 민주주의 사회다. 그들에게 국가 명령하에 자유를 빼았아야 한다면 그 자유에 대한 보상을 최소한은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2조원에서 3조원으로 장병 월급이 올라간게 그렇게 아까운가? 우리나라가 돈이 부족하면 모르겠다. 국방 예산만 1년에 52조다. 그중 2%도 안되는 만큼을 인상하자는 것이다.
보수언론은 철학이 부재해 스탠스를 지키지 못한다. 정말 돈이 부족해 국방비를 아껴야 한다는 주장을 할 것이라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부담금을 500%인상하려 했을 때 반대를 하며 일어섰어야 한다. 군 장병한테 1억을 추가로 주는 것은 아까워하면서 미국이 국방비로 4조원을 더 달라고 하는 것은 안아까운 것인가?
차라리 한 가지 스탠스를 유지했다면 이해라도 하겠다. 강대국 미국에게 주는 세금은 당연한 것이고, 국민들, 청년들, 약자들에게 주는 세금은 천원짜리 한 장도 아까워하는 보수는 보수가 아니다.
보수라는 이름을 던져라. 당신들은 수구꼴통 세력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