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간호사 위험수당, 갈라치긴 안 된다

Daily Diary 2020. 12. 1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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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온라인 브리핑을 열어 "중환자 전담 치료 병상에 근무하는 간호사에게 한시적으로 월 300만 원 정도의 위험수당을 지급하고 중환자의 야간간호수가를 2배 인상해 그 중액분이 간호사에게 지급되도록 하겠다"라고 언급했다.

 

 지난 일 년간 의료, 간호사 분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그들의 희생을 절대 평가절하할 생각은 없다. 최고의 복지는 돈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존재하는 것처럼 많은 희생을 치른 이들에게 수당을 주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인력은 제외하고 간호사에게만 수당을 주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묻고 싶다. 

 

 간호사를 제외한 의사, 의대생,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등의 의료 관계자들이 있고 그들이 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청소나 식사 등을 도와주신 수많은 노동자 분들이 계신다. 위험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코로나 확산을 저지하고 방역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감사한 분들이다.

 

 그 이외에 일손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하신 분들도 계시고, 그 봉사활동이 잘 이루어지도록 금전적 지원을 해주신 분들도 계신다. 이 모든 희생이 모여 지난 일 년 간의 방역이 이루어졌는데 모든 보상이 간호사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정부는 과거에도 의사, 간호사 갈라치기 한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감사의 메시지를 간호사에게만 보낸 것이 화근이 됐다. 의사협회와 마찰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생긴 결과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그 인식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간호사에게만 수당을 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선별적 수당으로 인해 같은 전선에서 근무했지만 차별을 받는 누군가는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같은 공간에서 업무를 진행했지만 지위의 차이로 인한 차등대우다. 여기서 소외받고 상처 받는 이들을 어떻게 위로할 것인가? 

 

 물론 그들이 수당을 바라고 전선에 뛰어든 것은 아닐 것이다. 숭고한 희생정신, 애국정신, 환자를 위한 마음, 사회를 위한 마음 등 다양한 박애정신이 기반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을 희생으로 강요할 순 없다. 그만한 대가가 존재하지 않으면 희생이 존속하기 힘들고 어느 순간 폭력으로 변질된다.

 

 지금도 최전선에서 고생하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면 안 된다. 그 이상의 어떠한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예산이 부족해 더 이상의 수당을 제공할 수 없다면 다른 방안을 찾아서라도 이들의 희생에 보답해야 한다.

 

 다른 봉사자들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나서서 갈라 치기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긴 힘들다. 정부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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